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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자료

(성명) 강릉선 KTX 탈선사고 조사보고서에 대한 입장

  • 작성자철도노조
  • 등록일2019.12.26
  • 조회수343

 

철도 안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철도 통합에 나서라

- 강릉선 KTX 탈선사고 조사보고서가 말하는 것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항철위)는 지난 1223일 강릉선 KTX 탈선사고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2018128일 강릉역을 출발한 서울행 KTX 열차는 운행 5분 만에 선로에서 이탈해 탈선했다. 선두 차량 2량은 탈선 후 90도 꺾인 채 활주했고, 나머지 8량도 궤도를 벗어났다. 개통 된지 1년도 안된 신선에서 최신 기술을 자랑하는 고속열차의 탈선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현장 철도노동자 1명의 부상이외에 큰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사고 발생 후 철도 안전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었고, 언론에서는 한국철도공사의 무사안일과 기강해이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 정권을 공격하기도 했고 철도공사 사장의 사퇴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결국 철도공사 오영식 사장은 사고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사고 현장을 찾은 국토부 장관 앞에서 사고 원인을 두고 철도공사 사장과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마찰을 빚은 일은 한국철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만화경이었다. 철도노조는 오래전부터 시설과 운영이 밀접한 상호 연관성을 갖고 있는 철도산업의 특성상 시설과 운영의 통합을 주장해 왔다. 운영과 시설의 분리는 철도 민영화를 마치 유토피아인양 추진해온 국토부의 정책이 불러온 결과였다. 시설과 운영의 분리는 서로 다른 기관이 조직의 이해관계에만 매몰되어 전체 철도 산업 발전에 해가 되든지, 강릉선 탈선사고에서 보여주듯이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구조화 시키게 된다.

 

사고 발생 초기 철도 전문가 들은 탈선 현장의 시설이 잘못 시공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드러누운 KTX 차량이 보여주듯 당장 시민들의 눈에는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철도공사의 문제로 비쳐졌다. 언론도 근본적인 사고 원인이나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보다는 국토부의 애매모호한 브리핑에 기대 시민들의 공분만 자극하는 보도에 매몰됐다.

 

국토부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탈선 사고 현장의 선로전환기 배선이 잘못 시공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또한 시공의 잘못 뿐만 아니라 감리, 점검 과정 전체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철도시설공단이 주관한 것이다. 특히 부실시공이 감리와 운영자의 인수 과정에서도 바로 잡히지 않고 사고로 이어진 것은 철도 시설과 운영을 분할되어 있는 한국철도의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 밝혀졌다.

 

보고서는 해당 열차의 기장은 정상적인 운전취급을 했으며 강릉역 로컬 관제원 역시 적정하게 업무를 수행했음을 인정했다. 사고 전 현장에 출동한 평창신호제어사업소 선임 전기장 역시 관련 업무를 적절하게 수행했다고 밝혔다. 철도교통관제센터의 관제사 역시 관련 부서에 긴급 사항을 통보하고 초기 현장 대응 팀 파견을 지시하는 등 관제업무를 적정하게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선로전환기의 장애 발생부터 탈선사고가 일어나기까지 철도공사의 관련 노동자들은 제대로 대응을 했음이 드러났다. 강릉선 탈선 사고에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다면 철도공사 오영식 사장은 아니었음을 사고보고서는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국토부는 강릉선 탈선 사고를 빌미로 삼아 진행 중이던 통합 연구용역 등 철도 개혁을 강제 중단시켰다. 철도 안전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감사원 감사 요청에, 별도의 안전 용역까지 진행하겠다고 요란을 떨면서 정작 개혁 과제는 휴지통으로 던져 버렸다. 그러나 이번 사고보고서는 진짜 감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 어디인지 보여준다.

 

만약 국토부가 진정으로 철도안전을 생각한다면 강릉선 탈선 사고가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되새겨야 할 것이다. 철도 안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철도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일관되게 운영과 시설의 통합,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주장해 왔다. 이제라도 국토부는 철도노조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강제 중단시켰던 철도통합 연구용역을 입맛에 맞지 않다고 시나브로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공개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해 철도 개혁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발표된 강릉선 탈선사고 보고서는 철도 개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 보고서 발표시점이 국회 선거법 개정 국면과 연말연시의 혼잡한 시간대를 골라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라는 국토부의 의도가 없었기를 바란다. 또한 국토부가 철도 안전과 공공성 확대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진정으로 당부한다.

 

20191226

전국철도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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