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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제126주년 철도의 날에 즈음한 철도노동자 제안

  • 작성자철도노조
  • 등록일2020.06.24
  • 조회수370

[기자회견문] 126주년 철도의 날에 즈음한 철도노동자 제안

 

기후변화·남북철도연결·코로나19 시대 한국철도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오는 628일이 철도의 날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일제 침략의 경인선 개통일을 기념하던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국 창설일을 기념하는 것으로 바꾼 후 세 번째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철도산업과 철도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누구보다 즐거워야 할 철도노동자들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철도의 꿈과 희망은 희미해지고, 실망과 걱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북철도 연결을 통해 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기관차가 되겠다는 꿈은 최근 합의불이행에 따른 남북 긴장의 격화로 시련을 맞고 있습니다. 철도공공성 강화의 희망 역시 대통령 공약이었던 철도통합 추진의 중단으로 기약없이 표류하고 있으며, 코로나 19 이후에는 급증하는 적자에 대한 정부대책의 부재로 국가기간산업인 철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재난PSO 도입 등 철도산업 지원방안이 실행돼야 합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최선을 다한 방역 조치 등 철도노동자의 분투가 이어졌지만 시민의 일상을 온전히 유지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방역 조치로 시민의 이동을 제한한 것과 함께 시민들 스스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절제하면서 철도 이용률은 급감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 등과 다른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철도·항공산업을 비롯한 대중(공공)교통에서 이용률 급감 등은 새로운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철도 이용률 급감은 한국철도뿐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며, 다른 한편 철도와 같은 친환경 공공교통의 사회적 역할과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초유의 철도산업 위기와 친환경 공공교통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는 철도 보조금, 세금감면 등 다양한 형태의 대규모 재정지원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UIC(국제철도연맹)COVID-19 TF팀의 조사보고서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 코로나19로 인한 공공교통의 위기를 넘어, 기후위기와 전염병 유행으로 인한 도시·사회공간적 변화의 흐름을 선도할 철도산업 혁신 논의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성공적인 방역조치를 취했던 현 정부의 한국철도를 비롯한 공공교통의 위기 극복과 혁신을 위한 노력은 너무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우선해 정부의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에는 당면한 철도산업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합니다. 현재 정부는 비상경제대책으로 기간산업 안정기금 40조원을 조성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요 기간산업이며 공공교통인 철도산업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철도노조가 이미 제안한 바와 같이 재난PSO’를 통해 통제불능의 재난으로 발생한 한국철도를 비롯한 철도산업 전반의 위기극복을 위한 지원방안이 즉시 실행되어야만 공공교통의 혁신을 위한 단초가 마련될 것입니다.

 

코로나19 위기, 철도통합을 통한 위기극복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코로나19 이후 공공교통인 철도산업 혁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 관료를 중심으로 경쟁체제라는 신자유주의 맹신으로 만들어진, 철도노동자와 대다수 시민들의 저항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립된 SRT(수서고속철도)는 한국철도와 통합해야 합니다.

 

SRT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공급 좌석 부족에 따른 운송수익의 정체, 차량 리스 및 차량 중정비 위탁비용 증가 등으로 한계상황에 접근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닥친 코로나19 위기는 허울뿐인 경쟁체제의 허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을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기를 준비하는 한국철도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신념, 경쟁 없는 독점이 철도 비효율의 근본원인이라며 철도산업의 특성을 무시하고 강제적으로 진행된 고속철도의 분리는 코로나19 이후의 한국철도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분리를 통한 제 살 깎아먹기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위기 극복과 공공교통의 올바른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그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통합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가는 지혜를 발휘할 때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한국철도의 미래를 위해 통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나무 12그루! 마켓팅 문구로만 취급되서는 안됩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대유행의 근원에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는 기후위기가 있음을 숙고하고, 친환경 교통의 근간으로 철도산업에 대한 적극적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기입니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철도차량의 전기동차의 대체를 조속히 현실화하고, 노후 차량의 적극적인 폐차와 대체차량 도입을 통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면모를 확대해야 합니다.

 

소나무 12그루가 더 이상 마켓팅 문구로 취급받아서는 안됩니다. 친환경 대체차량의 신속한 도입과 함께 환승시스템 재편을 통해 철도와 도시교통을 조화시켜 인류사적 위기가 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공공교통의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전환을 지금 모색해야 합니다.

 

남북철도 연결, 더 이상 미룰 수도 기다려서도 안됩니다.

1936, 손기정, 남승룡 두 조선인 청년은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부산역에서 경부선 열차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종일 보리밭 사이를 달리다가 또 어떤 날은 호수를 끼고 한없이 달리면서마침내 베를린에 도착했습니다. 식민지 청년의 서러움과 아픔으로 타고 달렸던 그 열차, 남북을 가로질러 대륙을 건넜던 철도는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아픔이지만,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우리 모두의 꿈이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반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시작되면서 문산에서 임진강과 도라산을 거쳐 개성까지 철길이 이어졌습니다. 차가운 쇳덩이였지만 갈라진 남북을 뜨겁게 이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함으로써 얻게 되는 소중한 평화라는 열매를 맺기 위한 분투였습니다. 평화를 위한, 분단 극복을 위한 현 정부의 노력이 또다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 모두는 단절된 남과 북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과 북이 열어야 함께 열어야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해북부선 연결사업을 시작으로 남북철도를 연결해 평화의 시대를 여는 담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눈치만 볼 수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열어야 하며, 철도가 철도노동자가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철도의 안전 강화와 일자리 창출, 차별 해소 등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기조가 후퇴해서는 안됩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철도 적자를 이유로 철도안전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꼭 필요한 노동시간 단축 교대제 개편 합의 이행이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철도 안전업무의 직접고용 합의이행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철도 자회사·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물론 고용까지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고, 사회적 합의를 지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사, 노정간 신뢰가 형성되어야 위기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철도노동자는 국민과 함께하는 공공철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비상한 시기입니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가 경험하지 못한 위기로 다가와 있으며, 철도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공공교통 산업의 혁신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126주년 철도의 날은 맞이해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지금도 철도 현장에서 시민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철도노동자와 함께 코로나19 위기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혁신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2020624

전국철도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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