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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광장

파업전야

  • 작성자자유인99
  • 등록일2019.11.20
  • 조회수2,438

파업전야

 

 

우린 끄떡없어. 최강이야!

74일도 했는데……. 뭘 걱정이야

세상 낚으러 가볼까나!

파업을 앞둔 19일 저녁, 농성장에선 다양한 얘기가 오갔다.

 

이거 파업 분위기가 왜 이래

고참 조합원이 한마디 했다.

당연하다는 듯 긴장감은 없었다.

 

파업한다고 잡으러 오길 하나, 징계를 받나, 요즘 달라졌다는 철도파업의 풍경이다.

얼마 전만 해도 철도 파업은 불법 딱지와 함께였다. 공공부문 노동자 대다수가 참여한 2016년 성과연봉제 총파업 당시 박근혜 정부는 철도만 콕 집어 불법이라고 했다. (이후 법원에서 합법이라 판결)

농성장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도 익숙한 장면이었다. 공중파는 위원장 등 지도부를 잡겠다며 민주노총 사무실을 침탈한 상황을 12시간 넘게 생중계하기도 했다.

 

정말 선배의 말처럼 달라지긴 달라졌다.

 

19일 파업전야.

농성장의 화제는 단연 국민이 묻는다란 대통령과의 대담이었다.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했다. 말소리가 커지기라도 하면 금방 제동이 걸렸다. 부정보다 긍정이 많았다.

곤란한 질문이라도 나오면 곧바로 질문자의 근본(?)을 파고드는 화살이 날아들었다. 정부가 해결의 열쇠를 틀어쥐고 대화마저 외면하는 상황에서도 대통령을 향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여전했다. 철도노조가 경고 파업에 나섰던 지난 10, 조국 지지 집회에 가야 한다며 술잔을 내려놓던 조합원이었다. 정부가 구석에 몰렸는데 우리까지 파업하면 괜찮나? 며 걱정하기도 했다.

사실 문재인 정부를 애증의 관계로 보는 조합원이 많다. 아마 성과연봉제 파업과 촛불항쟁의 공감이 그만큼 컸던 모양이다. 당시 철도노동자는 박근혜의 폭압을 멈춰야 한다는 절박감을 문재인으로 부터 찾았다.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캠프는 고속철도 통합, 외주화 중단-공공성 회복, 해고자 복직 등을 약속해 철도노동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제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

1120일 철도노동자는 파업을 시작했다.

조상수 위원장은 “(신규인력충원에 대해) 정부가 승인 해줘야 하는데 국토교통부하고 기획재정부가 확정해주지 않았다며 파업 책임이 노사가 아닌 정부에 있다고 했다.

사실 철도노동자가 새롭게 요구한 건 없다. 42교대 합의에 따른 인력충원을 하라는 거고, 그것도 정부가 적정규모와 방법을 정하면 부족한 부분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통합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니 당장 어려우면 통합의 청사진만이라도 제시하라는 요구이다.

 

국민이 묻는다가 끝나갈 즈음 오랜 침묵을 깨는 조합원의 한마디.

그러니 뒷간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하는 거야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에 속지 말고, 조선사람 조심해라, 일본 놈 일어선다. 믿을 건 우리뿐현실을 에둘러 표현한 날카로운 말.

 

나는 지난 200362804시가 떠올라 씁쓸했다.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다.


2019. 11.20. 백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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