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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광장

올해는 고향으로

  • 작성자백남희
  • 등록일2020.06.20
  • 조회수1,299

올해는 고향으로

 

 

장마를 앞두고 있었으니 작년 이맘때일 겁니다.

막 열차를 출발시키고, 후부감시를 하는데 느닷없이 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승강장에 나온 역 직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물끄러미 소리 나는 쪽을 쳐다봤습니다. 그 직원은 시동 걸린 열차에 다가서면서 더욱 소리를 높였습니다.

 

돌아가고 싶다고

.......

 

, 그분이었습니다. 키는 작았지만 다부진 몸매를 가진 그분. 오가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미안한 마음에 다른 곳을 쳐다보며 모른 척하거나, 아예 길이 좀 멀더라도 근무지를 돌아가곤 했었던, 바로 강제전출 당한.... 그 분.

 

201811월 열차는 뜨거웠습니다. 노사가 임금협약을 체결하자마자 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열차 조합원의 강제전출 카드를 끄집어냈습니다. 해를 넘기고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지나 유례없는 열차 조합원의 투쟁이 있었습니다. 단 한 명의 낙오도 없이 열차 조합원 모두 열심히 잘 싸웠습니다.

그 결과 1년에 25%4년 주기로 100% 열차 조합원을 강제 전출하겠다던 사측의 황당한 계획은 중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34명의 조합원이 강제전출 당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당시 사측 계획은 열차 조합원의 결속을 흩트려 철도노동자의 힘을 약화하려는 음모였습니다.

 

벌써 상당한 시일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생생합니다.

말없이 사물함을 비우던 동료의 처진 뒷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미안해 하지 말라며 오히려 남겨진 동료를 위로하던 손길을 어떻게 잊겠습니까!

이제 바로 잡아야 합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억울하게 강제전출 당한 열차 조합원 34. 이분들의 원상회복은 우리 모두의 책무이자 또 다른 강제전출의 아픔을 막아내는 길입니다.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34명 동지의 눈물을 닦아 줍시다.

이번에 끝냅시다.

 

, 여수고속열차지부는 올해 초 강제전출 당했던 두 분을 모셔왔다고 합니다. 참 다행입니다.

 

 

2020.06.20. 백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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