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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노웹진

[어쩌다 인터뷰] “이렇게 일하면 누군가는 또 죽는다”

  • 작성자철도노조
  • 등록일2017.08.07
  • 조회수1,287




철도노조가 광운대역 참사 직후 노동안전국을 로 승격시켰다. ‘은 산하에 을 둔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노동안전실의 등장으로 철도노조는 정책실, 조직실, 노동안전실, 미디어소통실로 개편되었다. 노동안전실의 중임을 맡게 된 유기천 실장과 김성수 국장을 통해 철도안전의 문제를 들여다봤다.

 

노안국에서 로 승격했다. 우선 축하드린다. 그만큼 역할이 커졌고, 책임도 막중할 것 같은데, 집행부 출범 5개월 만에 로 승격한 이유를 뭐라 보나!

 

우리는 최근 두 달 사이에 두 명의 동지를 참사로 잃었다. 727일에는 오봉역에서 입환사고도 났다. 이번 조직개편은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현장을 만들라는 조합원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지난 광운대역 참사를 계기로 대응팀을 운영했는데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점이 많았다. 이를 극복해 보자는 취지로 알고 있다.

 

승격은 했지만, 실장과 국장 단 둘이 업무를 맡아야 한다. 다소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현 조합의 여건상 인원을 보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5개 지방본부에 노안국장이 있고, 20명의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있다는 점이다. 모두 전문가라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명산감) 얘기가 나왔는데, 저도 그렇지만 조합원에게도 생소하다.


명산감은 철도노조(지방본부)의 추천을 거쳐 공사가 임명한다. 현재 20명이 있다. 6명은 채우지 못했다. 명산감은 산업재해예방에 노동조합을 참여시킬 목적으로 19957월 정부에 의해 도입되었다. 명산감은 사업장 자체점검과 근로감독관이 하는 사업장 감독 참여, 산업재해예방계획 수립 참여, 위험기계·기구·안전인증·검사와 안점검점 입회, 작업환경측정-건강검진 입회, 산안법 위반 고발, 작업 중지 요청 등 안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명산감은 각 지방본부 산보위의 당연직 위원이기도 하다.

 

명산감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공사가 활동시간은 보장하나?

 

제대로 보장하지 않아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내용에 맞게 활동 시간을 인정해야 한다. 사고는 예방이 중요한데 지금의 상황에서는 예방활동을 전혀 할 수 없다.

서울의 경우 공사는 안전점검 입회와 철도안전의 날 참여 등을 근거로 1.5일만 인정하고 있다. 지방은 상황이 좀 다른데 3, 4일을 인정하는 곳도 있고, 전혀 없는 곳도 있다.

중앙산보위에서 명산감 도입의 취지에 맞게 활동과 시간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성수 국장> 동부본부은 조합원이 3천여 명, 안전점검 담당지역은 7곳이다. 조합원수와 관할 지역 등을 기준으로 명산감의 활동시간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독일 : 연결기 양측에 완충기란 장치가 있어 작업자가 중간에 끼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이동할 때는 화차에 올라 안전고리를 건다. 떨어지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고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지난 5~6월 한 달 사이로 두 명의 동지가 순직했다. 오봉역에서도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오봉역 사고를 먼저 얘기해 보자. 지금까지 파악한 원인은 뭔가?

 

공사의 안전불감증이 문제였다. 노사협의에서 여러 차례 안전펜스 설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안전펜스만 있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또 하나는 광운대역 참사를 계기로 마련한 안전입환 지시를 전국으로 확대하지 않은 점이다. 이 지시를 오봉역에도 적용했었다면 막을 수 있었다. 아쉬움이 크다.

 

도보입환을 말하는 건가?


맞다. 도보입환을 하면 확실히 사고가 준다. 반면, 안전하긴 하지만 인력충원이 없는 한 작업 강도가 높아지고, 휴식시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시설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독일 등 철도선진국처럼 안전고리나 안전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입환 담당자가 매달리지 않고, 올라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공사는 예산과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안전과 생명의 문제인데 시간과 돈 타령만 한다. 이해하기 힘들다.

안전에는 돈이 들어간다. 경영진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공사는 광운대역을 제외하고 전국 확대를 거부하고 있다.

 

그게 고민이다. 철도노조의 역할이 커 보인다. 우선 현장 조사를 철저히 할 생각이다. 또한, 계속해서 (공사가)거부한다면 조사 결과를 근거로 관계당국에 고발과 진정을 하겠다. 조합원의 투쟁도 필요하다.

광운대역 참사의 원인은 다른 입환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데 기존의 방식 그대로 일하라는 건 한마디로 책임회피이다. 도보입환을 지시한 건 고용노동부이고, 시설개선을 외면하고 도보입환을 택한 건 사실상 공사이다.

 

광운대역 도보입환을 공사에서 선택했다고? 처음 듣는 말이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도보입환과 추락방치 안전고리 설치 등의 시설개선을 주문했다. 하지만 동부본부가 비용과 시간을 이유로 시설개선에 난색을 보여,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도보입환을 하게 된 거다. 자신들이 선택했다. 전국으로 확대 못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하지만 도보입환은 일시적 조치일 뿐이다. 철도선진국처럼 시설을 개선해 안전한 근무를 보장해야 한다. 조사결과 전국적으로 8천여 대의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물론 비용이 들겠지만 조합원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공사가 시간만 보내다가 대충 넘어가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철도공사 : 완충기가 없어 연결기 협착 등 사고에 취약하다. 이동은 매달려해야 한다. 그나마 발판 넓이도 좁아 신발을 반만 걸칠 수 있다.

 

 

 

최근 세 건의 중대사고가 일어났다. 현장은 다르지만 연관성이 있을 듯하다.

 

정리하자면 인력부족, 안전불감증, 위험한 작업환경 등에서 연관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세 곳 모두 비슷한 사고가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산보위나 노사협의에서 여러 번 요구했지만, 시설 개선은 거의 없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말을 듣다 보니 하인리히 법칙이 생각난다.

 

이 법칙에 따르면 한 번의 큰 재해가 있기 전에, 그와 관련된 작은 사고나 징후들이 먼저 일어난다고 한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점에서 ‘1:29:300 법칙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사소한 문제를 내버려 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것으로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법칙이다. 최근 잇따르는 사고를 볼 때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철도청 시절(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데) 연결기에 몸이 끼어 순직한 조합원도 있다. 내 동기였다.

 

이런 사고가 종종 일어났다. 반면 독일은 완충기라고 불리는 장치로 사고를 방지한다. 시설개선이 중요한 이유다.

 

(인터뷰 후 찾아보니 고 김남호 조합원은 지난 200193일 의왕역(현 오봉역)에서 입환 중 연결기 사이에 몸이 끼어 순직했다. 1996년 입사했다.)

 

 

아직도 노량진역에서 농성 중이다. 진전사항은 있나?

 

전혀 없다. 우리의 요구는 열차 운행 중 작업(상례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차단 후 작업하라는 것이다.

 

(김성수 국장) 고 김창수 선배도 이렇게 작업하는 누군가는 죽는다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다음이 누구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생명이 우선이고 다음이 열차운행이다. 공사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의 경우 차단작업을 할 경우 옆선까지 한다. 동종업체인 서울메트로는 상례작업이란 말조차 없다.

항상 위험에 노출된 열차와 열차 사이에서 시간에 쫓겨 일한다면 국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일하러 왔지 죽으러 온 건 아니다. 안전하게 일하도록 하는 건 공사 본연의 의무다.

 

노동자가 안전해야 열차가 안전하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상식인데... 조합원의 주의하거나 지켜야 할 건 뭔가?

 

빨리하자는 조급한 마음을 가장 먼저 버렸으면 한다. 사람이 부족해도 무조건 기본 업무량은 마쳐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문제다. 인력이 부족하면 무리하게 되고, 그러면 사고가 나거나, 다칠 가능성이 커진다. 사람이 줄면 업무량도 같이 줄어야 한다. 당연한 거다.

,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야 한다. “이거 문제 있어”, “위험해라고 해야 한다. 참으면 안 된다.

또한, 공사가 규정조차 지키지 않거나 위험요소가 있다면 투쟁을 해서라도 강제로 개선해야 한다. 조합에도 적극적으로 보고해 문제점을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보면 모든 게 인력부족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허준영 전 사장은 5,115명을 감축했다. 거의 미친 짓이었다. 실제로 일반차량을 보는 데 예전에는 7명이 했다. 지금은 2명이 한다. 일이 제대로 되겠나? 큰 사고 없이 지금까지 버텨온 게 오히려 신기하다. 줄어든 그만큼 안전이 소홀해졌다고 보면 된다.

차량조합원들은 내가 책임질 수 없는 건 관리자를 불러 그 책임으로 차량을 내보내기도 한다. 조직이 받쳐주기 때문에 가능한 경우다. 하지만 대부분 조합원은 그냥 지나치거나 몇 마디하고 체념한다. 광운대역 참사로 순직한 고 조영량 선배도 참사 당일 인력이 없어 관리자와 한바탕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과거의 정부는 인원을 축소하는 마인드였다. 이번 임단협에서는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고, 과거 정부의 돈 중심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SR통합, 상하 통합, 비정규직 직접고용 등 산산이 쪼개진 철도를 하나로 통합하는 철도정책의 대전환을 철도노동자가 앞장서 만들어 갔으면 한다.

 

폭염이 염습한 가운데 조합원의 발걸음은 여전히 노량진역으로 향하고 있다.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고 김창수 동지를 기억하는 조합원의 발걸음이다. 오가던 시민들이 붙여놓은 추모 쪽지도 한쪽 벽면에 수북이 쌓여있다. 그중 가족이 남긴 쪽지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글을 정리하며 우리는 누군가의 아빠(엄마)이고, 남편(아내)이고, 아들()이라고 하던 유기천 실장의 말이 떠올랐다. 철도노동자가 안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유기천 실장은 조합원이 직선제로 위원장을 처음 선출했던 2001년 김재길 전 위원장 때 노동안전보건복지 실장을 했다. 그리고 15년이 흘러 다시 노동안전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조합원의 기대가 크다.

 

 

 백남희 선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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