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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노웹진

[상롱이의 잡설] 이런 사장이었으면 좋겠다.

  • 작성자철도노조
  • 등록일2017.09.25
  • 조회수912




고 박성원 기관사의 명복을 빕니다.

 

 

MBC 김장겸 사장처럼 어쭙지않은 임기 보장 타령이나 하며 끝까지 버틸 것 같았던 홍순만 사장이 돌연 사퇴했다. 홍순만은 떠났지만, 홍순만을 비롯한 전임 사장들의 수익증대/비용절감, 경영효율화 맹신으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철도 현장은 그대로 남겨져 있다. 그들이 남겨놓은 만신창이의 철도 현장에서 철도노동자는 죽음을 곁에 둔 채 오늘도 현장을 나서고 있다.

 

사장의 직무를 대리하는 분은 철도공사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인지라 그 누구보다 현재의 상황을 잘 알고 있을 터이지만 스스로를 한껏 낮추는 겸손(?)으로 중요한 결정은 새로운 사장이 해야 한다는 책임 넘기기의 신공을 보여주고 있다


촛불항쟁과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변한 듯 한 세상과 변하지 않는 철도 현장의 불일치 속에서 철도노동자 모두가 새로운 사장을 기다리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사장 공모 일정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인사 문제에 있어 난맥을 보이기 때문인지, 너무 바쁜 탓인지 알 수 없으나 철도 현장은 기다림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만신창이의 현장이다.

 

조속한 시일 안에 철도공사를 책임지고 운영할 새로운 사장이 임명되어야 하지만, 죽음을 곁에 둔 채 현장으로 나서야 하는 철도노동자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사장은 철도 산업과 철도공사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전략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그동안 이러한 인식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가지고 있다면 어떤 것인지 철도공사 구성원들과 공유한 바도 없고, 누군가의 검증을 받아본 적도 없이 사장은 어느 날 갑자기 임명되곤 했다. 촛불시민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 역시 공기업 인사에 있어 어떤 태도와 방향으로 전개할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만큼은 최소한의 검증과정을 철도공사 구성원인 우리 스스로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철도노조의 설문조사도 좋고, 시민사회의 공개질의도 좋다. 철도공사 사장이 되겠다고 공모한 인물들이 지난 십 수 년 동안 사회적 논쟁을 통해 확인된 철도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통합적 사고와 안목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했으면 한다.

 

철도산업은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한 도로교통/개인운송수단을 대체하고 친환경/안전/통합운송을 책임지는 미래 산업이다. 철도산업은 남북분단의 현실에서 경제협력과 평화질서의 교두보이자 전령이다


따라서 철도공사의 미래가치는 시민사회의 통제와 보호를 통할 때에만 본연히 전망을 획득할 수 있는 공공산업이며 사회적 자산임을 인식하는 것이 철도공사 사장의 첫 번째 자격이다


덧붙여 철도산업과 국토균형발전의 조화에 대한 사고와 안목을 지녀야 한다. KTX 부동산 불패신화를 만들어 낸 KTX 역사 난립은 그 자체로 건설자본과 부동산 투기세력이 함께하는 국토 난개발 정책임을 지적해야 한다. 철도망과 승하차/환승 거점(역사)은 그 자체로 시민사회 및 도시 기능의 재편을 의미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빠르기를 강조하는 철도산업은 지방도시의 주거 및 생산, 사회적 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도시간 이동에 대한 속도균형과 그에 따른 차종의 적절한 균형이 핵심임을 인식해야 한다.

 

새로운 사장이 철도산업의 기초를 바로 세우고, 철도안전과 기술집약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사고와 안목을 지녔으면 좋겠다. 철도공사 전환 이후 상업성에 기초한 운영중심 구조로 일관한 경영기조를 공공성과 철도안전에 기반한 기술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비젼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시민 안전을 확보하는 철도산업의 기초는 차량/시설/전기 등 산업기초 기술분야의 통제와 축적을 통해 가능한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 노후된 재래식 차량의 신차종 전환에 대한 단계적 계획을 제시하고, 영세 부품제작업체와 인력파견업체에 불과한 협력업체와 자회사로 인해 파편화된 차량부품 제작과 차량정비업무 일체를 통합해 차량분야 기술혁신의 비젼을 제안하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


더더욱 중요한 일은 노사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가는 사고와 안목을 지녀야 한다. 철도산업은 시민사회의 통제와 보호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공동인식과 노동권의 헌법적 가치를 공유하며 노사관계를 철도산업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 철도노동자가 안전해야 시민과 철도가 안전할 수 있다는 철도안전의 확고한 인식, 그것만치 중요한 일은 또 없을 것이다.

 

철도현장을 둘러싼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능한 가장 빠른 시기에 철도공사의 새로운 사장을 일정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번만큼은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나와 우리들의 집회 및 시위가 필요 없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바램이다.

 


전상용 대창동력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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