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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노웹진

[서평] 들꽃, 공단에 피다

  • 작성자철도노조
  • 등록일2018.03.05
  • 조회수326

 

아사히글라스화인테크노코리아는 경상북도 구미시 구미4공단에 있는 외국인투자기업이다. 2005년 일본의 아사히글라스가 100% 직접 투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TFT액정용 글라스기판을 생산한다.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119천여 평의 토지 50년 무상임대, 법인세 등 국세 5년 감면, 지방세 15년 감면 등의 특혜를 주고 유치했다. 아사히글라스는 그동안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연평균 매출 1, 연평균 당기순이익 800, 사내유보금이 7,200억 원이나 되었다.

 

2015529, 아사히글라스 3개 사내하청업체 중 하나인 GTS에 노동조합이 설립되고 138명이 가입하였다. 2015630, 아사히글라스는 GTS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했고, GTS는 직원 170명에게 문자로 해고통보를 하였다.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는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내렸다. 아사히글라스는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행정소송을 거쳐 대법원 판결이 나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흘러야 하는 것일까? 138명의 조합원은 이제 22명이 남았다. 1915년이 아니라 2015년에, 대한민국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일어난 일이다.

 

들꽃, 공단에 피다(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한티재, 2017)2015년부터 부당해고철회투쟁을 하고 있는 22명의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이 낸 책이다. 그동안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글로 썼다. 이 공장 저 공장을 다니다가, 장사를 하다가, 사업을 하다가, 이렇게 저렇게 살아오다가 아사히글라스에 오게 됐다.

 

해마다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꼭 그만큼 임금이 인상되는 회사, 10년 전에 들어와도, 1년 전에 들어와도 임금이 거기에서 거기인 회사, 20분 만에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까먹어야 하는 회사, 잘못하면 징벌조끼를 입고 일해야 하는 회사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이어진 해고통보,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농성, 피케팅, 집회, 시위, 몸싸움, 연행이 어느 날 거짓말처럼 내게 닥쳤다.

 

실업수당이 끊기고 가족의 생계가 어려운 동지들이 하나 둘 농성장을 떠났다. 농성투쟁은 매월 3만 원씩 내는 조합비로 유지된다. 아침저녁은 알아서 해결하고 점심은 농성장에서 먹는다. 한 끼 부식비로 책정된 15천 원으로 국을 끓이고 밥을 해서 김치와 먹는다. 한 사람의 한 끼가 15천 원이 아니라 스물두 사람의 한 끼가 15천 원이다.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결국 지쳐 쓰러질 것인가? 1918년이 아니라 2018년에 대한민국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살고자 하는 사람은 절대 읽으면 안 된다. 들꽃, 공단에 피다는 읽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부끄럽게 한다. 분노하게 한다. 생각하며 살고 싶은 사람은 읽어도 좋다. 읽으면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이 생긴다. 연대다. (국민은행 909202-00-000499 안진석) 이 사람들을 공장으로 돌려보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김명환  청량리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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