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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본부

[임금협약 점정합의안에 대한 입장] 양보로 점철된 잠정합의, 폐기되어야 합니다.

  • 작성자서울지방본부
  • 등록일2018.11.05
  • 조회수1,024
1105_선전물.pdf (104.16 Kb) [77]

2018년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이 나왔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박근혜시대의 적폐정책에서 비롯된 감축정원을 회복해 인건비를 정상화시키고 2.6% 임금인상을 쟁취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투쟁을 준비해왔습니다. 대의원대회, 확대쟁대위, 쟁발결의, 파업찬반투표를 거치며 2차에 걸친 경고파업까지 확정했고, 야간 총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잠정합의안 내용을 뜯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습니다.

 

잠정합의안은 올해의 인건비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철도노동자가 각종 방식으로 사실상 임금을 자진 반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호봉승급분을 임금인상률에 포함시키는 속임수가 이번에도 그대로 존속되어 그만큼 타 공기업과의 임금격차는 더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4~6급 정원이 확보되어 내년도부터는 인건비부족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지만, 정작 현원대비 부족정원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고, 직접고용 전환 대상자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 결과 승급적체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으니 또 내년으로 넘겨야 할까요?

 

하반기 내내 위원장의 지침을 따르며 싸움을 준비해왔던 것이 허탈합니다. 현장을 순회하며 조합원들 앞에서 약속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합니다. 이런 결과를 위해 철도노조 각급 조직이 반년을 움직여야 했는지, 집회와 농성을 벌여야 했는지, 파업투쟁을 결의하고 파업채권까지 발행해야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묻지마 호봉승급분? 2.6% 인상에 호봉승급분 포함으로 타 공기업과 임금격차 더 벌어져!


호봉승급이 되면 조합원 각자는 임금이 올라가지만 총인건비는 크게 변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줄기도 합니다. 가령 작년 10호봉이었던 조합원이 올해 11호봉으로 승급되어 해당 조합원이 수령하는 근속급은 늘지만, 총인건비의 측면에서는 지난해 11호봉이었던 조합원에게 지급되었던 인건비가 올해 들어 11호봉으로 승급된 조합원에게 똑같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에, 작년과 올해의 11호봉의 인원수 차이만큼만 인건비 증감(!)이 발생합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본부는 102일에 열린 지부장회의에서 공사의 호봉승급분 소요액 기본급대비 270억 주장이 허구임을 확인하는 한편, 오히려 인건비 추가부담이 없는 것으로 보이니 정확히 산정해 2.6% 총인건비 증가분이 호봉승급분과 별도로 조합원의 임금인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을 본조합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호봉승급분 포함) 2.6% 기본급 인상을 명시하면서,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실질임금 인상은 얼마인지 상당액 감소될 것입니다. 이와 달리 건강보험공단이나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임금협약서에 각 호봉의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액을 정확히 명시해왔고, 각 호봉별 기본급이 총인건비 인상 가이드라인만큼 인상되어 왔습니다. 가령 2017년도에는 호봉에 따라 3.5% 인상률을 상회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번 잠정합의안은 호봉승급분 사기를 그대로 두면서 그만큼 타 공기업과 임금격차를 더 벌리는 것입니다.




2. 유례없는 연차 전부 이월과 시간외 근무 통제로 임금 삭감


이번 잠정합의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시간외 근무를 통제해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연차 이월은 작년 수준을 훨씬 넘어 남은 연차 전부를 이월하겠다는 유례없는 것입니다. 친절하게도 이월된 연차를 1년 이내에 쓰기 힘드니 3년에 걸쳐 쓰도록 했지만, 시간외 근무 통제와 연차 이월로 인한 임금 감소분은 임금 인상분을 훌쩍 뛰어넘게 됩니다.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연차를 이월하는 것이 고착되게 됩니다. 앞으로도 해마다 인건비 부족한 경우 공사는 또다시 연차의 촉진이나 이월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교대근무자와 일근자의 경우 만성적인 인력 부족 때문에 연차를 사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연차를 사용하더라도 대체근무도 힘든 상황에서 연차를 전부 이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3. 회복되지 못하고 고착되는 정원-승진 문제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에 따른 대상자 1,466, 용역 미발주분과 설계변경분 357, 철도안전법 개정에 따른 소요인력 약 200, 철도안전 강화를 위한 인력 약 140, 그리고 9월에 합의된 7급 해소인원 등 901. 이들을 위한 정원이 4~6급으로 확보된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2019년도 총인건비 부족문제가 숨통을 트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감축된 정원을 회복한 결과가 아니라, 별도로 추가되거나 조정된 업무에 대해 정원이 증원된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수치만큼 현원도 확보되어야 합니다. 결국 3급 정원은 전혀 늘지 않았고, 4급 정원은 늘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면서 3~4급으로의 승진 적체는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정권 초반기에 적폐청산의 기회를 놓치고 정원-승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문제해결은 더욱 난망해질 것입니다.




4. 직접고용 전환 대상자들을 희생시켜 부족인건비 해결?


직접고용에 따른 직간접적 인원 1,823명이 정원으로 확보되면서 인건비 부족문제가 상당히 숨통이 트인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들의 근무체계가 철도공사와 동일하게 변경되면서 추가적으로 상당한 정원이 확보될 것입니다. 정원이 확보된 만큼 당사자들도 곧바로 6급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본조합은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3년까지 유예하는 입장으로 결정해 차별을 둔 바 있고, 이번 잠정합의에서는 근무체계를 20201월부터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유예하고 있습니다.

 

직접고용에 따른 정원확보가 이루어졌으면 바로 6급을 전환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스스로 차별을 두고, 그로 인해 남는 재원을 부족인건비로 사용한다는 것이 아닌가요?




5. 명퇴 유도로 가는 임금피크제, 정부지원금 없어지는데 임금 삭감율은 5%만 조정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 시행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가 재벌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임금을 삭감시킨 적폐정책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정부지원금마저 없애겠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은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안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잠정합의안은 이에 대한 별다른 대책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11월까지 논의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5% 임금 삭감율을 조정하기로 했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한 금액입니다.

 

그나마 임금삭감을 일부 보존해주었던 임금피크제 지원금이 사라져 버리면 명예퇴직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대로 임금피크제가 명예퇴직 유도를 향하고 있는데, 이번 잠정합의안은 이 문제를 허망하게 끝내고 있는 것입니다.




6. 일근자 임금 현실화 해결 못해


일근자들은 지난 수년 동안 임금의 현실화를 제기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잠정합의는 시설분야 일근자들에 한하여 특별업무 수당을 2만원 인상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시설분야 일근자들에게는 불만족스러운 수치이며, 타 직종 일근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7. 한 직장에 두 임금체계, 연봉제 폐지 못해


연봉제 폐지는 이번 임금투쟁의 요구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 정부 시절의 성과주의 정책에 의해 도입된 체계를 청산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잠정합의는 이에 대해 전혀 다루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여전히 직할사업소 기술원 등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원치 않는 연봉제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8. 신규자 차별 수당 해결 못해


지난 정부의 효율화 정책에 따른 일방적인 신규자 임금체계 개악으로 발생한 대우수당과 1인승무 수당 미지급과 관련해 1인승무 수당지급이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면서도 누가 보더라도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수당체계는 꼭 해결해야 합니다.




잠정합의안을 폐기하고, 재교섭해야 합니다.

    

정권 초반의 기회를 붙잡지 않고 편법과 양보로 채운 잠정합의안을 단호히 거부하고 재교섭하게 해야 합니다. 이미 잠정합의안을 내온 지도부가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현장의 힘으로 철도노조를 지켜온 조합원들이었습니다. 철도노동자를 우습게 보는 정부 관료들과 사장에게 철도노동자의 자존심을 보여 줍시다. 올해를 포기하고 넘기면 내년에는 더 어렵습니다. 10여년을 정권과 싸워온 철도노동자답게 당당하게 결정하고 끈질기게 투쟁합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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